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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드라마를 봤다는 게 올해 제일 잘한 일이다

폭싹 속았수다를 다 보고 나서 한동안 아무것도 못 봤다. 애순이와 관식이의 평생을 따라가는 동안 나는 웃다가 울다가, 급기야 우리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. 드라마가 사람을 이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오랜만에 실감했다. 제주의 사계절 안에 한 여자의 일생을 담아내는데, 어느 한 회도 허투루 흘러가지 않는다. 사랑받는 딸이었다가, 억척스러운 엄마였다가, 끝내 자기 이름을 되찾는 애순이를 보면서 몇 번이나 화면을 멈추고 숨을 골랐는지 모른다. 관식이의 사랑은 또 어떤가 — 말없이 곁을 지키는 사랑이 얼마나 큰 소리를 내는지 이 드라마가 알려줬다. 인생 드라마라는 말을 아껴 쓰는 편인데, 이 작품 앞에서는 다른 말을 못 찾겠다.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부럽다. 처음 보는 그 시간이 남아 있다는 거니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