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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 켜진 조명가게를 보면 이제 그냥 못 지나친다

8부작이라 가볍게 시작했는데,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밤 골목의 불빛만 봐도 마음이 이상해졌다. 어두운 골목 끝에서 밤새 불을 밝히는 조명가게, 전구를 사러 오는 손님들 — 처음엔 그냥 으스스한 미스터리인 줄 알았던 이야기가 어느 순간 방향을 트는데, 그 순간부터는 눈물을 참는 게 일이었다. 주지훈의 조명가게 사장은 말수가 적은데도 화면에 있는 것만으로 안심이 되는 이상한 존재감이 있고, 박보영은 후반부의 감정을 온몸으로 끌고 간다. 엄태구, 김설현까지 —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이 퍼즐처럼 맞춰질 때의 그 서늘하고 뭉클한 감각은 오랜만이었다. 스포일러가 될까 봐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게 답답할 정도다. 공포물인 줄 알고 미뤄둔 사람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— 이건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라, 끝까지 보면 오래 남는 위로에 관한 이야기라고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