버스에서 스마트폰을 놓고 내리는 첫 장면을 보는 내내 내 주머니를 몇 번이나 만졌는지 모른다. 잃어버린 폰이 돌아오는데 그 안에 이미 남이 들어와 있다는 설정이, 무섭다기보다 너무 현실적이라 찝찝했다. 좋은 의미로. 임시완이 정말 잘한다. 위협적으로 굴지 않고 오히려 지나치게 친절하고 평범해서 더 소름이 돋는 종류의 연기다. 천우희의 나미는 겁에 질려서도 계속 자기 삶을 붙잡으려고 애쓰는 사람이라 응원하게 된다. 김희원이 맡은 형사가 자기 아들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라인이 붙으면서 이야기가 두 배로 조여든다. 후반의 추격은 이런 장르에서 예상 가능한 문법대로 간다. 그래도 나는 이 영화가 하려던 말을 충분히 받았다. 오늘 밤에도 잠금 화면을 한 번 더 확인하게 만들었으니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