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6년 작 '납작한 세계의 구체'는 서울의 전통 궁궐인 덕수궁의 증강현실 시뮬레이션 속으로 들어간 방랑자의 여정을 따라간다. 이 소중한 장소의 내부는 현실에서는 대중에게 영구적으로 폐쇄되어 있으며, 어색하게 압축된 3차원 경험의 이미지로만 접근할 수 있다. AR 공간 안에서 목적 없이 떠도는 방랑자는 육체를 잃고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게 된다. 복도와 방 사이의 경계 공간을 찾지 못한 채, 방랑자는 출구를 찾을 자율성을 잃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