드라마 '내 남편과 결혼해줘' 첫 화부터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. 시한부 판정을 받은 여자가 남편과 절친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뒤 — 십 년 전 과거로 눈을 떴습니다. 그 시점부터 저는 공식적으로 강지원 편이 되었고, 마지막 화까지 멈추지 않고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. 이 드라마를 평범한 복수극과 다르게 만든 점은, 단순히 복수하는 것이 아니라 '운명을 넘기는' 것입니다. 자신에게 닥쳐야 할 불행한 운명을 그 두 사람에게 넘겨버렸죠. 치밀하고, 영리했으며, 인내로 대가를 치러야 했기에 그 희생은 값졌습니다. 박민영은 정말 멋졌고, 배신한 친구 역을 맡은 배우는 특별상을 받을 만합니다. 그 배우가 나올 때마다 진짜로 화가 날 정도였으니까요. 연기가 성공했다는 증거죠. 후반부가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, 여정을 즐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. 다시 살아갈 의욕을 불태울 드라마가 필요한 분들에게 — 여자가 자신의 삶을 되찾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의외로 치유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