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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는 설렜고, 지금 다시 보니 자꾸 은상이 편을 들게 된다

2013년에는 이 드라마가 세상 전부였다. 김탄의 그 대사, 최영도의 삐딱한 웃음, 유라헬의 옷장까지 매주 화제였다. 이민호·김우빈·김지원이 여기서 톱스타가 된 건 당연했다. 얼마 전 다시 봤는데, 그때 느끼지 못한 게 계속 걸렸다. 우선 이야기가 정말 느리다. 8회가 넘도록 삼각관계 구도만 반복되고, 중간중간 끼워 넣은 유머는 지금 보면 낡았다. 더 걸리는 건 김탄이 은상을 대하는 방식이다. 상대 의사보다 자기 감정이 앞서는 장면이 너무 많은데, 드라마는 그걸 로맨틱하게 포장한다. 박신혜의 은상은 매력 있는 배우가 연기하는데도 정작 자기 목소리를 낼 기회를 거의 못 받는다. 그 시절 나는 그걸 순정이라 불렀고, 지금은 답답함이라 부른다. 그래도 이 드라마가 만든 한 시대는 부정할 수 없다. 추억으로 보면 여전히 즐겁고, 이야기로 보면 아쉬운, 딱 그만큼의 작품이다.